공복혈당 100~125, 당뇨병 전단계라는데
약을 먹어야 하나요
세 줄 요약
공복혈당 100~125mg/dL, 당화혈색소 5.7~6.4%는 당뇨병 전단계이며, 병명이라기보다 당뇨병으로 갈 위험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지침이 대부분에게 권하는 것은 약이 아니라 체중 5% 이상 감량(과체중·비만인 경우), 주 150분 이상 운동, 식사 조정입니다.
약(메트포르민)은 과체중·비만인 경우에 한해 「고려할 수 있다」는 제한적 권고이며, 국내 허가 효능은 당뇨병 치료입니다.
“공복혈당이 108인데 약을 먹어야 하나요?”
“당화혈색소 5.9면 당뇨인가요?”
검진 결과지를 들고 오셔서 가장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아직 당뇨병은 아니라는 말과 그냥 두면 안 된다는 말이 같이 적혀 있어서, 정작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흐려집니다.
이 글은 그 질문 하나에 답합니다. 전단계 수치를 받았을 때 먼저 할 일이 무엇이고, 약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
전단계는 병명이 아니라 위험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2025년 개정된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제9판)은 세 가지 검사로 정상·전단계·당뇨병을 나눕니다. [1]
(8시간 이상 금식)
2시간 혈당
질병관리청은 전단계를 「당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 「당뇨병 고위험군」으로 설명합니다. [2] 진단명이 하나 더 붙은 것이 아니라, 위험이 올라간 자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할 일도 「치료」보다 「위험을 낮추는 것」에 가깝습니다.
당뇨병 진단에는 서로 다른 날 검사를 반복해 확인하는 규칙이 있지만, 전단계에는 「확진」이라는 절차가 없습니다. [1] 국가건강검진 결과지의 「정상B(경계)」나 「공복혈당장애 의심」이 바로 이 100~125 구간입니다.
10명 중 4명이 이 구간에 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2024)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41.1%, 약 1,409만 명이 전단계에 해당합니다. 65세 이상에서는 47.7%로 두 명 중 한 명에 가깝습니다. [3] 그만큼 흔한 상태이고, 흔하다는 이유로 넘길 상태도 아닙니다.
질병관리청 자료 기준으로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의 연간 5~8% 정도가 당뇨병으로 진행합니다. [2] 반대로 말하면 대부분은 그해에 당뇨병이 되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뜻입니다.
먼저 할 일은 약이 아니라 세 가지입니다
지침은 전단계 성인에게 세 가지를 권합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면 체중의 5% 이상을 줄여 유지하는 것,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활동, 그리고 개인의 식습관을 고려한 개별화된 식사요법입니다. 세 가지 모두 「대부분 환자에게 적용하는」 일반적 권고입니다. [1]
숫자의 근거는 미국의 대규모 임상시험(DPP)입니다. 평균 2.8년 동안 생활습관 교정을 한 군은 대조군보다 당뇨병 발생이 58% 적었고,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군은 31% 적었습니다. [5] 다만 이 숫자만 기억하시면 과장이 됩니다. 추적이 길어질수록 차이는 줄어 10년째 34%와 18%, 15년째 27%와 18%였고, 15년 누적 발생률은 생활습관군에서도 55%였습니다. [6][7] 그래서 정확한 표현은 「예방」보다 「발생을 줄이고 늦춘다」입니다. 지침도 추적 기간이 길어지면 예방 효과가 감소하며, 지속적인 동기 부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1]
이 연구의 참가자는 전원 내당능장애였고 평균 체질량지수가 34였습니다. 한국인 전단계의 평균과는 다릅니다. 국내 지침도 체질량지수 23 미만인 분에게는 체중 감량의 이득이 명확하지 않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1] 마른 분께는 체중보다 활동량과 식사 쪽이 남습니다.
그러면 약은 언제 고려하나요
지침에서 약에 관한 권고는 하나입니다. 「과체중/비만인 당뇨병전단계 성인에게 당뇨병 예방을 위해 메트포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생활습관 권고 다섯 가지가 일반적 권고인 것과 달리, 이 항목만 「일부 환자에게 조건에 따라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제한적 권고입니다. [1] 이 등급 차이가 「약을 먹어야 하나요」에 대한 지침의 답입니다.
같은 지침은 두 가지 한계를 함께 적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당뇨병 예방 효과를 적응증으로 가진 약물이 없다는 점, 그리고 약을 중단하면 예방 효과가 사라져 계속 복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1] 실제로 식약처 허가사항에서 메트포르민의 효능·효과는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을 통해 혈당 조절이 충분치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입니다. 전단계나 예방이라는 말은 허가 범위에 없습니다. [8] 두 범위가 다르다는 사실을 그대로 알고 계시는 것이 좋습니다.
부작용도 같은 자리에서 말씀드려야 합니다. 메트포르민은 치료 초기에 설사·구역·복부팽만 같은 위장 증상이 흔해 임상시험에서 약 4%가 이 때문에 복용을 중단했고, 비타민 B12 결핍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어 매년 확인이 권고됩니다. 사구체여과율 45 미만이면 투여하지 않으며, 요오드 조영제를 쓰는 CT 검사 전후에는 복용을 멈춰야 합니다. 드물지만 젖산산증이라는 중대한 이상반응도 있습니다. [8]
미국 연구에서는 덜 비만하고 공복혈당이 낮은 사람일수록 약의 이득이 작았고, 생활습관 교정의 우위가 더 컸습니다. [5] 지침이 「과체중·비만인 경우」로 조건을 단 배경입니다. 정리하면 약은 출발점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꿔 보고도 수치가 오르거나 위험 요인이 겹치는 분에게 진료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선택지입니다. 수치 하나로 정하지 않습니다.
한 번 더 볼 검사와 추적 주기
공복혈당 하나만으로 전단계가 나온 경우, 지침은 당뇨병이 의심되면 다른 방법의 선별검사를 추가하도록 합니다. [1]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덜 비만하고 인슐린 분비능이 상대적으로 낮아 식후 혈당만 높은 경우가 흔하고, 특히 60세 이상에서 그렇습니다. 지침이 참고한 국내 연구에서 공복혈당 110~125인 사람의 43.5%는 당부하검사에서 이미 당뇨병 범위였습니다. [1] 같은 전단계라도 110 위쪽은 다르게 봅니다. 어떤 검사를 더 볼지는 진료에서 정합니다.
당화혈색소는 빈혈, 임신, 최근의 출혈이나 수혈 등이 있으면 실제 혈당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1]
추적은 매년입니다. 지침은 선별검사가 정상이면 매년 재검을 권하고, 질병관리청도 전단계에서는 매년 1회 정도 혈당검사를 받도록 안내합니다. [1][4] 다만 스테로이드 같은 약이나 감염, 스트레스로 갑자기 진행하기도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이 잦아지고 체중이 빠지는 증상이 생기면 검진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4]
전단계 수치를 받으셨다면 먼저 하실 일은 약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체중과 활동량과 식사를 돌아보고 한 해 뒤 다시 재는 것입니다. 약은 그 위에서 본인의 체중과 검사 결과, 다른 위험 요인을 함께 보고 정합니다. 고지혈증약(스타틴)이 혈당을 조금 올릴 수 있다는 점은 아래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함께 읽기 · 고지혈증약을 먹으면 몸이 안 좋은데, 계속 먹어야 하나요
NOWON · INFO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