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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약이 힘들어 대장내시경을 미루셨다면
— 알약 장정결제

내과 전문의 유동훈 · 대장내시경 / 장정결

대장내시경을 권해 드리면 이런 대답이 자주 돌아옵니다. "검사는 괜찮은데 그 약이 도저히 안 넘어가서요." 실제로 검사 자체보다 전날 밤 장 청소를 더 힘들어하시는 분이 많고, 그것 때문에 몇 년씩 검사를 미루신 분도 적지 않습니다.

선택지가 늘었습니다. 이제는 알약 형태로도 장 준비가 가능합니다. 다만 모든 분께 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 청소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대장 안쪽에 잔변이 남아 있으면 그 뒤에 숨은 병변이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납작하고 색이 옅은 톱니모양 병변은 조금만 지저분해도 놓치기 쉽습니다. 장정결이 불량하면 검사를 다시 잡아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검사의 신뢰도가 떨어져 추적 간격을 짧게 잡게 됩니다.

결국 힘들게 한 준비가 부실하면 힘든 일을 한 번 더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형 선택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끝까지 다 드실 수 있는 약이 가장 좋은 약입니다.

제형별 차이

대용량 물약
(폴리에틸렌글리콜)
가장 오래 쓰인 방식으로 안전성 자료가 풍부합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분이나 고령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합니다. 대신 마셔야 하는 양이 많고 특유의 맛이 부담스럽습니다.
저용량 물약
마시는 약 자체의 양을 줄인 제형입니다. 다만 약을 줄인 만큼 물을 더 드셔야 해서, 총 섭취량이 극적으로 줄지는 않습니다.
정제형 (알약)
약을 알약으로 삼키고 물을 따로 마시는 방식입니다. 맛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어 중도 포기가 줄어듭니다. 삼켜야 할 정제 수가 많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알약이 잘 맞는 분

알약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는 분

정제형 장정결제는 삼투압을 이용해 장으로 수분을 끌어옵니다. 그래서 수분과 전해질 변화에 취약한 분에게는 신중해야 합니다.

어떤 제형이든 물을 정해진 양만큼 드시는 것이 성공의 핵심입니다. 알약으로 바꿨다고 물을 덜 드시면 장이 깨끗해지지 않습니다. 약은 통로를 여는 역할이고 실제로 씻어내는 것은 물입니다.

제형보다 중요한 두 가지

첫째, 나누어 드셔야 합니다. 전날 밤에 한꺼번에 끝내는 것보다, 일부를 검사 당일 아침에 드시는 분할 복용이 장 상태를 뚜렷하게 좋게 만듭니다. 특히 대장 오른쪽 끝까지 깨끗해지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불편하더라도 안내해 드린 시간을 지켜 주세요.

둘째, 물이 맑아 보여도 끝까지 드셔야 합니다. 중간에 맑은 물만 나오기 시작하면 다 됐다고 생각해 남은 약을 버리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부분이 깨끗해진 것이지 대장 전체가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정해진 용량을 마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선택은 상담에서

저희 병원에서는 물약과 알약 제형을 모두 준비해 두고, 병력과 신장 기능,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한 뒤 함께 결정합니다. 이전에 장 준비가 잘 안 됐던 경험이 있다면 그 이야기를 꼭 해 주세요. 무엇 때문에 힘드셨는지에 따라 다음 선택이 달라집니다.

장 청소가 무서워 검사를 미루는 것이 가장 나쁜 결과입니다. 방법은 있습니다.